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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논란이 된 선 넘는 롯데 황성빈의 도발 '황성빈 챌린지' "난 열심히 할 뿐"

bling7004 2024. 4. 20. 11:03
"난 열심히 할 뿐"…
또 논란이 된 '선 넘는' 롯데 황성빈의 도발

 
 

18일 LG전서 롯데 8연패 탈출 견인
상대 자극하는 행동에 지적 쏟아지기도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이 상대팀을 자극하는 행동으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팀의 8연패를 끊기 위해 뭐든지 열심히 하려는 플레이라고 두둔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롯데는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인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LG 트윈스를 9-2로 꺾고 8연패에서 벗어났다.

황성빈은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이었다. 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2주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그는 5타수 2안타 2득점 1도루로 펄펄 날았다. 롯데가 득점에 성공한 1회초와 7회초에 황성빈의 매우 중요한 '도화선'이 됐다.

그는 1회초 안타로 출루해 2루를 훔친 뒤 빅터 레이예스의 내야안타 때 과감하게 홈까지 파고들었다.
 
7회초에는 무사 2루에서 내야 땅볼을 쳤지만, 유격수 오지환이 황성빈을 의식하다 포구 실책을 범했다.
 
황성빈은 이어 레이예스의 2루수 땅볼 때는 2루수 신민재보다 먼저 2루를 터치하며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고, 롯데는 대거 6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LG는 황성빈을 너무 의식하다가 수비가 붕괴하며 대패를 당했다. '2선발' 케이시 켈리도 황성빈과 신경전을 벌이다 평정심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황성빈의 의욕 넘치는 플레이가 롯데의 8연패 탈출에 기폭제가 됐지만, 상대팀에는 불편함을 줬다. 도가 지나치기도 했다.

황성빈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초 롯데공격 1사 1루 상황에서 1루주자 황성빈이 투수 실책을 틈타 2루를 밟고 있다. 2024.4.18

 
황성빈은 켈리를 상대하면서 피치 클락이 8초 표기가 되기 전에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하는 규정을 여섯 차례나 위반했다.
 
KBO리그는 올 시즌 피치 클락 규정을 시범 운영하고 위반할 경우 구두 경고 없이 약식 경고만 하기 때문에 불이익은 없지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황성빈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초가 종료된 뒤 롯데 황성빈과 LG선발 켈리의 신경전을 시작으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고 있다. 2024.4.18

 
3회초에는 두 번이나 켈리를 자극했다.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켈리의 3구 커터가 황성빈의 발 가까이 날아가 볼이 됐는데, 황성빈은 무릎을 살짝 굽히며 앞으로 움직였다. 굳이 할 필요가 없는 행동이었다.

뒤이어 3루 방향으로 타구를 날린 뒤 1루로 전력 질주를 한 황성빈은 파울이 선언되자, 타석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불만이 쌓인 켈리는 결국 3회초 종료 후 격분했고, 황성빈을 향해 몇 마디를 던졌다. 이에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시즌 첫 벤치 클리어링까지 발생했다.

황성빈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롯데공격 무사 1,2루 상황에서 2루주자 황성빈이 전준우 타석때 발생한 LG 실책으로 득점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2024.4.18

 
경기 후 황성빈은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저를 보고 '열심히 안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이미지가 상대팀은 불편할 수 있지만, 그것까지 생각하면 내가 준비한 것을 못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황성빈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5회초 안타로 출루한 뒤 1루에서 상대 선발 투수 양현종을 바라보며 2루 도루를 시도하려는 동작을 여러 차례 취하며 도발하기도 했다.

롯데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 팬들은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고, 황성빈을 가리켜 '비신사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야구 경기에서 상대팀의 멘털을 흔드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적어도 선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황성빈은 이런 지적에도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는 "상대팀이 나 때문에 신경을 더 쓰는 데 이를 이용하려 한다"며 "소속팀 선배들도 '네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는 게 좋다'고 응원해준다"고 밝혔다.
 


황성빈 “난 내가 준비한 걸 할 뿐”…
켈리는 왜 그에게 격분했을까
[SS집중분석]

 
 
롯데 황성빈(28)은 올시즌 KBO리그를 달구는 핫가이다. 출루만 하면 상대 투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KIA 투수 양현종을 상대로 도루를 하려는 제스처는 일종의 밈이 될 정도로 온라인을 달궜다.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전에서도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자극받았다. 이에 양측 팀에서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즌 1호 벤치 클리어링이 터졌다.

켈리가 지적한 건 황성빈 주루였다.

황성빈

3회 타석에 들어선 황성빈은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좌측 선상으로 타구를 날린 뒤 1루로 전력 질주했다.

통상 선수들이 파울타구에 가다가 멈추는 것과 달리 발이 빠른 황성빈은 어느새 1루를 지나가 있었다.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황성빈

황성빈이 다시 타석으로 돌아오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피치클락 위반 경고까지 따라왔다. 켈리 입장에선 이 상황이 몹시 불편했다. 매너가 없다고 인식했을 수 있다.

7구 승부 끝에 컷 패스트볼을 감아쳐 기어이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커트로 파울만 4개를 만들었다. 켈리는 이런 황성빈이 자꾸만 신경쓰였다.
 
결국 1루 견제를 하다 송구 실책이 나왔다. 타이밍상 아웃이었으나, 볼이 빠지는 바람에 2루까지 내달렸다. 황성빈이 혀까지 내밀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황성빈

켈리는 심기가 불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결국 3회초가 끝난 뒤 황성빈을 향해 거칠게 분노를 쏟아냈다. 당황한 황성빈도 맞섰다.

그러면서 양측 벤치에서 선수들이 쏟아져 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롯데 주장 전준우는 황성빈을 감쌌다.
 
LG에선 베테랑 포수 허도환이 분노를 참지 못했다. 여러 선수가 뜯어말릴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앞선 상황을 봐야한다.

켈리는 1회초 황성빈에게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도루도 헌납했다.
 
이어진 레이예스 타석에선 내야안타에 2루에서 홈까지 들어와 득점을 했다.

2루수 신민재가 황성빈을 잡기 위해 3루로 공을 보냈다. 늦었다. 이미 황성빈은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하고 있었다.
 
3루수가 공을 포수 박동원에게 전달됐으나 세이프였다. 발이 빠른 황성빈을 3루에서 잡기 어려웠는데, 굳이 3루로 공을 보낸 게 아쉬웠다.

황성빈

고영민 주루코치가 멈추라고 지시한 것 같았으나, 황성빈은 “고영민 코치님 사인을 보고 뛰었다. 2루수가 잡은 것도 못 봤다. 코치님이 만들어준 득점”이라고 말했다.
 
켈리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더구나 그가 던진 전체 투구수 107구 가운데 17.7%인 19구를 황성빈에게 뿌렸다.
 
투구수를 야무지게 뽑아냈다. 주루로 내야를 뒤흔들었다. KBO리그에서 여섯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가 일찍이 접해본 적 없는 유형의 선수였다. 1회 2실점하며 흔들렸다.
 
상대에게 감정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3회에 비슷한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자 감정이 폭발했다.

롯데는 절실했다. 8연패를 끊어야했다. 황성빈도 간절했다. 대주자로만 나오다 선발로 나선 건을 이번 시즌 2번째였다.
 
언제올지 모르는 선발출장 기회였다. 타율은 0.083에 머물렀다.

이날 5타수 2안타 1도루 3출루로 활약했다. 타율도 0.176까지 올랐다. 2안타도 1도루도 모두 켈리를 상대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경기 수훈 선수는 단연 황성빈이었다.

황성빈

황성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누구도 백업으로 뛰려는 선수는 없다. 다 선발로 뛰고 싶어 한다.
 
나는 올 시즌 백업으로 스타트했다”며 “김주찬 코치님, 임훈 코치님이 언제든지 게임에 나갈 수 있으니까 절대 방망이를 놓지 말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빠른 발 덕분에 경기에 간간히 나오기는 했으나 배트를 잡고 타석에 설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한화 선발 문동주가 등판한 지난 4일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시 온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 타석에 설지 모를 일이었다.

김태형 감독 스타일이 그렇다. 잘하는 선수에겐 기회를 계속해서 주지만,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면 가차 없이 2군으로 보낸다.
 
KBO리그 최초로 한국시리즈 7회 연속 진출의 대역사를 쓴 두산 화수분 야구의 시작도 선수간 경쟁을 붙이면서 시작됐다.

황성빈

황성빈도 백업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게 필요했다. 더구나 테이블세터인 2번 타자로 나섰다.
 
‘윤동희-김민석’ 궁합이 맞지 않다는 김 감독 판단에서다. 이날 ‘윤동희-황성빈’ 테이블세터 조합에서 5안타 3득점 2타점이 쏟아졌다. 이 조합을 계속 볼 가능성이 높단 뜻이다.
 
김주찬 타격코치와 임훈 코치는 직전 사직 홈 경기가 끝난 뒤에 황성빈을 불러 배팅 훈련을 시켰다.
 
황성빈은 “두 분이 훈련을 도와주신 덕분에 오늘 2안타를 기록할 수 있었다”며 “첫 선발출전에서 타석에서 어땠는지 돌아보고 잘 준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켈리와의 상황에 대해선 “얘기 안 하면 안 되겠냐”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주루플레이로 불편해 하는 투수와 상대팀이 있다는 것에 대해 답했다.

황성빈은 “누가 나를 봐도 열심히 안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미지가 상대팀에서는 불편하다고 내가 준비한 것을 안 할 수는 없다. 최대한 신경을 안 쓰려고 한다”고 답했다.

황성빈

그러면서 황성빈은 “내가 상대팀에서 조금 더 신경을 쓰이게 할 수 있는 이미지이니까 나는 그걸 이용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플레이 스타일에 호오(好惡)가 갈리는 건 분명하다. 세레머니도 확실히 튄다. 악동같다. 그러나 프로는 결과로 말할 뿐이다.
 
매너는 분명 필요하지만, 투수가 거기에 자극 받아선 안 된다. 켈리의 감정은 긁혔고, 황성빈 활약에 흐름은 롯데로 넘어왔다.
 
차분하게 넘어갔더라면 LG는 이후 또 다른 기회를 가져왔을 지도 모른다.

7회 6점을 뽑아내는 롯데 빅이닝의 출발도 황성빈이었다.

황성빈은 바뀐 투수 김유영을 상대로 안타에 준하는 타구를 만들었다. 밀어쳐서 유격수 오지환에게 보낸 땅볼 타구가 묘하게 글러브에서 빠져나왔다.
 
수비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잘하는 오지환의 보기 드문 실책이었다. 공을 잡은 오지환은 짙은 아쉬움이 묻어나오는 표정을 지었다.

황성빈

이어 타석에 들어선 레이예스가 평범한 2루쪽 땅볼을 쳤다. 포구를 한 2루수 신민재와 진루를 하던 황성빈과 충돌했다.
 
공을 1루로 뿌리지 못했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1득점했다.

이후 전준우가 투수 앞 땅볼을 쳤다. 더블플레이를 염두에 둔 김유영이 공을 2루로 보냈는데 하필 송구가 뒤로 빠졌다.
 
공이 중견수까지 흘러갔다. 그 사이 황성빈이 홈으로 들어와 득점했다.

황성빈


정말 이날은 황성빈이 뭘해도 되는 날이었다. 상황마다 묘하게 다 황성빈이 있었다. 이후 롯데는 4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가져왔다.

황성빈은 이날 경기 활약에 대해 “오랜만에 선발출전한 게임에서 팀이 연패를 끊고 사직으로 돌아갈 수 있어 기쁘다”며
 
“우리 팀이 최근 선취점을 내주고 끌려가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에 1회초 첫 타석부터 집중해서 출루하려고 했던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황성빈

앞서 황성빈의 제스처에 당황했던 KIA 투수 양현종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상대 선수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편하다. 그러나 투수를 괴롭혀야 되는 게 황성빈의 임무”라며 “내가 거기서 흔들리면 그게 황성빈이 해낸 거다. 나도 사람이라 표정에 드러났다.
 
(앞으로 만나면) 내가 동요하지 않기 위해서 맞춰서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리그 핫가이는 앞으로도 상대팀 투수를 계속 괴롭힐 것이다. 도루는 리그 3위(9개)까지 올랐다.
 
여기에 말려드면 경기 흐름 자체를 넘길 수 있다. 선발로 출장하면 도루 1위(14개) LG 박해민도 위협할 수 있다.

황성빈
이제 롯데 경계대상 1호는 타율 1위(0.369) 빅터 레이예스가 아니다. 경기를 쥐고 흔드는 황성빈이다. 

 
이제 롯데 경계대상 1호는 리그 타율 1위(0.369) 빅터 레이예스가 아니다. 경기를 쥐고 흔드는 황성빈이다.
 
제발 출루하지 마라고 상대 감독이 속으로 외칠지 모른다. 전성기 시절 이용규가 ‘용규놀이’로 상대 투수를 괴롭힌 것처럼 황성빈에서 그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김태형의 용병술은 이제 황성빈에서 시작될 모양새다. 이미 2명의 대투수를 긁어버렸다.
 
8연패를 끊게 만든 LG전 라인업에서 김 감독은 해답을 찾았을 것이다. 황성빈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표정이 롯데의 미래를 말해주고 있었다.

황성빈
황성빈

 
 

황성빈이 직접 말하는 '황성빈 챌린지'
…"얄밉다는 이미지요?"

 

2024.04.19

 
현재까지 2024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꼽으라면 단연 '황성빈 챌린지'일 것이다.

시즌 초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루에 출루한 롯데 황성빈(26)이 상대 투수 양현종을 상대로 한 반복적인 스킵 동작이 야구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상대를 자극, 도발하는 비매너 행위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로 인해 황성빈에겐 '얄미운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히고 말았다.
 
그러나 황재균(kt 위즈), 김태군(KIA),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등이 경기 중 이 동작을 따라 하면서 KBO 리그 선수들 내 이 동작이 유행처럼 번졌다.

황성빈

'밈의 주인공' 황성빈이 팀의 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데 앞장섰다. 황성빈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 4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11경기 만이다.

롯데는 이날 전까지 8연패 수렁에 빠지며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었다. 이에 사령탑 김태형 감독은 타순에 큰 변화를 줬고, 선택을 받은 선수는 황성빈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워낙 타격감이 좋지 않은 선수가 많다. 황성빈도 한 번 써봐야 한다"며 기용 이유를 설명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임에도 황성빈은 기죽지 않았다. 황성빈은 "첫 선발(한화전)에 나갔을 때 결과를 내지 못했다.
 
그 이후 타석에서 제가 어떻게 했는지를 봤고, 그에 맞게 코치님과 얘기를 하면서 준비했다"고 그간의 과정을 되짚었다.
 
이어 "솔직히 야구를 하면서 백업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황성빈은 "제가 올 시즌 후보로 시작을 했지만 코치님들이 언제든지 나갈 수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셨다"고도 덧붙였다.

황성빈

마음을 단단히 먹은 황성빈은 첫 타석부터 김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1회초 1사 상황, 상대 선발 케이시 켈리와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기록해 낸 것.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신의 최장점인 빠른 발을 이용해 LG 수비진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후속 빅터 레이예스의 타석 당시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진가는 계속 발휘됐다. 레이예스의 내야 안타가 나왔는데, 2루에 있던 황성빈은 쏜살같이 달려 3루를 찍고 홈으로 파고들어 점수를 냈다.

보통 빠른 발이 아니라면 내기 힘든 득점이었다. 황성빈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그저 주루 코치님 사인을 보고 뛰었을 뿐"이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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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솔직히 상대 2루수가 볼을 잡았는지, 못 잡았는지 보지도 못하고 그냥 뛰기만 했다"며 "이건 코치님의 몫"이라고 공을 돌렸다.
 
황성빈의 활약은 이어졌다.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도 켈리의 7구째 커터를 타격해 우전 안타를 생산한 것이다.
 
1루로 출루한 뒤엔 폭 넓은 리드로 상대 투수의 신경을 건드렸고, 결국 견제 송구 실책까지 유발해 2루에 안착하기도 했다.  

이날 황성빈은 5타수 2안타 2득점의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출전 이후 가장 좋은 경기력이었다.
 
황성빈은 "저희 경기를 돌아보면 점수를 먼저 주고 따라가다가 끝난 경기가 많았다"며 "그래서 초반에 더 집중해서 출루하려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황성빈

상대 심기를 건드리는 플레이로 이번 시즌 초반부터 자신에게 깊게 박혀버린 '얄미운 이미지'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런 것들을 신경 쓰면 준비한 것을 아예 못 한다"는 것이다.

황성빈은 "제가 '열심히 안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명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게 상대 팀에서 불편하다고 해도 최대한 신경 안 쓰려 한다.
 
팀 선배들도 제가 하고 싶은 야구를 많이 밀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상대 팀에서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쓰이게 할 수 있다"며 "그걸 이용하려고 한다"고도 첨언했다.

끝으로 연패 탈출에 대한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다. 황성빈은 "연패 기간이 길어졌다는 게 힘들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기분이 많이 좋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폭주 기관차'
황성빈의 질주로 시작된
롯데의 8연패 탈출

 
황성빈, 18일 LG전서 2안타 2득점 활약
 
'폭주 기관차'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이 LG 트윈스를 제대로 흔들었다.

황성빈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쏠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렸다.

타석과 누상에서 쉬지 않고 존재감을 뽐낸 황성빈을 앞세워 롯데는 LG를 9-2로 누르고 8연패를 탈출했다.

첫 타석부터 거침 없이 내달렸다.
 
1회 1사 후 상대 선발 케이시 켈리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뽑아낸 황성빈은 후속 빅터 레이예스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이어 레이예스의 2루수 방면 내야 안타에 망설임 없이 뛰었다. 타구를 잡은 2루수 신민재가 3루 승부를 택했지만 황성빈은 그보다 빨리 3루를 돈 뒤 홈까지 질주했다.

예상치 못한 '폭주'를 펼친 황성빈은 홈에서 세이프되며 선제 득점을 올렸다.

2-0으로 앞선 3회 1사 후에도 켈리에게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켈리는 리드폭을 크게 가져가고 있던 황성빈을 잡기 위해 1루로 견제구를 던졌다. 황성빈이 아웃될 타이밍이었지만, 견제구가 빠지면서 오히려 황성빈은 2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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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로 맞선 5회 1사 1, 3루에서 투수 땅볼로 잡힌 황성빈은 팀이 3-2로 역전한 7회 무사 2루에서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다.
 
LG 구원 김유영에게 땅볼 타구를 쳤는데, 유격수 오지환이 발 빠른 황성빈을 의식한 듯 서두르다 포구를 하지 못했다.

롯데는 계속해서 찬스를 이었다. 무사 1, 3루에서 빅터 레이예스도 땅볼을 쳤다.

이때 타구를 잡은 신민재는 병살을 노린 듯 2루를 밟고 1루로 송구하려 했다.
 
하지만 2루로 슬라이딩하던 1루 주자 황성빈과 충돌하면서 공을 던지지 못했다. 결국 타자 주자와 1루 주자 황성빈이 모두 살아남고, 3루 주자 윤동희는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올렸다.

황성빈

이어진 무사 1, 2루 찬스를 놓치지 않은 롯데는 7회에만 5점을 더 추가하며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몸을 사리지 않고 의욕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는 황성빈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황성빈은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회초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KIA 투수 양현종을 바라보며 2루로 가려는 동작을 여러 차례 취했다.
 
양현종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고, 황성빈이 과도하게 투수를 자극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황성빈은 이날도 상대 선발인 켈리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황성빈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파울 타구를 친 뒤 1루까지 내달렸다 천천히 타석으로 돌아왔다.
 
이때 불만 섞인 표정을 지었던 켈리는 이닝이 종료될 때 황성빈을 향해 격앙된 표정으로 몇 마디 말을 건넸다.

이를 시작으로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다행히 양팀의 충돌은 크게 번지진 않았다.

황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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