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에 울고 TSMC에 웃고
…반도체株 출렁
2024.04.18
업황회복 지연 우려로 하락 출발
실적개선 기대·환율 진정에 반등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일제 상승
전문가 "하반기 본격 이익 개선"
국내 반도체 업체의 주가가 네덜란드의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독점 생산 업체인 ASML과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의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크게 출렁거렸다.
투자 전문가들은 당분간 관련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0.89%, 2.01% 상승한 7만 9600원, 18만 23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만 하더라도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외국인투자가가 매수 우위로 돌아선 덕분에 장중 한때는 8만 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도 장중 내림세를 극복하고 사흘 만에 18만 원대 주가로 돌아왔다.
두 종목 외에도 한미반도체(042700)(4.62%), LX세미콘(108320)(0.52%), 주성엔지니어링(036930)(1.45%), HPSP(403870)(3.77%), DB하이텍(000990)(0.60%) 등도 상승 마감했다.
KRX 반도체지수도 1.94%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가 요동친 것은 글로벌 주요 업체들의 실적과 시장 전반의 거시 지표가 혼선 양상을 띠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7일(현지 시간) 발표된 ASML의 부진한 1분기 실적이 반도체 불황 지속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국내 관련주들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ASML의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26.9%, 40.2% 급감했고 2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비디아(-3.87%), AMD(-5.78%), ARM(-11.99%) 등 글로벌 반도체주들이 줄줄이 추락했다.
장 초반 급락 흐름을 보이던 국내 반도체주들은 환율·금리·유가가 진정되자 반등을 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TSMC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반도체주의 반등은 코스피(1.95%)와 코스닥지수(2.72%) 전체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TSMC는 이날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5%, 8.9% 증가한 5926억 4400만 대만달러(약 25조 4000억 원), 2255억 대만달러(약 9조 5837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올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
전문가들은 당분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 상향, 반도체 업황 개선 시점 지연 우려 등이 호재와 악재로 뒤섞이면서 주가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이날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817억 원어치 사는 대신 SK하이닉스는 253억 원어치 순매도했고 기관은 SK하이닉스는 155억 원어치 사들이고 삼성전자는 68억 원어치 내다팔았다.
전문가 대다수는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호전될 시점은 올 하반기로 지목했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에 대한 단기 수주 불안이 관련 주가에 영향을 줬다”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신규 주문이 늘어나면서 업계 이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반도체 업종이 사실상 단독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실적 불안 커졌다…
ASML 수주 약화에 엔비디아 급락
첨단 반도체에 대한 리소그래피 장비를 공급하는 ASML이 중국 규제 여파로 부진한 수주 전망을 내놓으면서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기업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엔비디아와 AMD 등 인공지능 수혜로 강세를 보였던 기업들이 1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급격한 하락을 기록했고, 이로 인해 장 초반 상승 출발했던 3대 지수도 일제히 약세로 장을 마쳤다.
현지시간 1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2포인트, 0.58% 내린 5천22.2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하루 만에 181.88포인트, 1.15% 밀린 1만 5,683.37로 1만 6천선마저 깨졌다. 다우지수도 전날보다 45.66포인트, 0.12% 내린 3만 7,753.31로 밀렸다.
● ASML, 기술주 불안감 촉발…베닝크 CEO "전환기 맞았다"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 공정의 핵심 장비인 리소그래피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홀딩스는 1분기 기대 이하의 수주 실적을 공개해 뉴욕증시에서 하루 만에 7% 넘게 하락했다.
ASML이 공개한 지난 1분기 실적은 숫자면에서 무난했다. 1분기 순이익은 12억 2천만 유로(약 1조 8천억 원)로 전년대비 37.4% 줄었지만 예상치 10억 7천만 유로를 웃돌았다.
다만 매출은 52억 9천만 유로(약 7조 8천억 원) 시장 예상인 53억 9천만 유로를 밑돌았다.
월가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의 우려를 키운 항목은 1분기 순예약이 36억 1천만 유로에 그친 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줄었을 뿐만 아니라 전망치 평균인 46억 유로보다 낮은 기록이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극자외선 노광장비 EUV는 지난해 같은기간 56억 유로어치에서 6억 5,600만 유로 규모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로저 다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6개월 동안의 주문량은 약 130억 유로로 상당히 의미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장비 판매 지역별로는 중국 비중이 49%, 중동 20%, 한국 19%, 대만과 미국이 약 6%를 기록했다.
중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고, 수주 면에서 대만의 TSMC가 지난 분기 수주를 맡기지 않은 점이 이번 어닝 쇼크의 배경이 됐다.
ING의 마크 헤셀링크 애널리스트는 "실망스럽긴 하지만, 주문량이 고르지 않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면서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JP모건의 샌딥 데쉬펀드 애널리스트도 투자자 메모에서 "TSMC가 1분기 큰 주문을 하지 않아 올해 가이던스는 여전히 달성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ASML이 내년 매출 가이던스인 350억 유로 수준에 도달하려면 매 분기 40억 유로 이상의 물량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말 은퇴하는 피터 베팅크 ASML 최고경영자는 "반도체 산업이 경기침체 영향에서 회복하고 있다"며 "지금은 전환기로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일부 대형 고객사의 발표 계획을 보면 향후 몇 분기 내에 상당한 주문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ASML의 이러한 설명에도 시장은 지난 1분기 반도체 실적 둔화 우려에 대한 경계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3.87% 빠졌고, AMD는 5.78% 급락했다. 반도체 장비주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역시 4.58% 밀렸다.
업종을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하루 만에 3.25% 급락했다.
● 파월 발언에 힘 실렸다…베이지북 '경제 소폭 확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이날 오후 공개한 3월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은 10개 지역 연준에서 소폭의 경기 확장이 나타났다는 평가가 담겼다.
경제 전망에 대해 조사 대상자들이 대체로 '조심스럽게 낙관적'이었다고 밝히는 등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강한 고용과 소비지출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준은 이번 베이지북에서 일부 지역은행 관할에서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고, 기업과 주택소유자의 보험료가 급격히 인상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잠재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조업체 등이 원가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행위는 점차 어려워지면서 기업 실적을 둔화시킬 위험성이 제기됐다.
통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2주 앞둔 시점에 공개하는 베이지북에 강한 미국 경제에 대한 진단이 담기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더욱 멀어지게 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전세계 180여기관의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매달 조사하는 경제전망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36%가 올해 경기둔화가 없는 '노 랜딩(No Landing)'을 예상했다.
이러한 응답 비율은 지난달 23%에서 13%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또한 경기 침체를 동반한 경착륙 전망은 지난 1월 17%에서 7%로 급감했다.
미국의 강한 경제 성장으로 인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9월 이후 1~2차례 가능하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채권시장은 이번주 급격한 가격 하락 여파에 저가 매수가 유입됐다.
또한 미 재무부가 진행한 20년물 국채 130억 달러 어치에 대한 경매 결과 낙찰금리 4.818%로 시장 금리 대비 2bp 낮은 가격에 체결됐다.
지난주 10년물 국채 입찰의 3분의 1 규모에 불과했지만 강한 수요가 나타난 여파로 이날 채권금리는 동반 하락했다.
2년물 국채금리는 3.4bp 내린 4.93%로 5% 아래로 내려왔고, 10년물 금리는 6.8bp 하락한 4.589%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이란과 이스라엘간 전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증가한 여파에 크게 내렸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주간 미 원유재고가 273만 5천배럴 늘어 예상치인 160만 배럴을 크게 웃돌았다.
이로 인해 서부텍사스산원유 5월물은 이날 2.99% 급락한 배럴당 82.8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주 급락한 진짜 이유 알고 보니
…ASML 실적 실망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네덜란드 ASML의 지난 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에 크게 못 미침에 따라 ASML의 주가가 7% 급락한 것은 물론 반도체 업체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반도체 생산용 노광장비(리소그래피) 제조기업인 ASML은 17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했다.
ASML은 실적 발표에서 지난 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27% 감소한 52억9000만 유로(약 7조8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익도 12억2000만 유로(약 1조8000억원)를 기록, 전분기 대비 40%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분기 수주액이 6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로고. ⓒ 로이터=뉴스1 |
실적이 시장의 예상이 크게 미달한 것이다. 이에 따라 ASML이 7% 급락했다.
ASML의 실적은 이 회사의 주가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업체 주가도 일제히 끌어내렸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 엔비디아가 3.87%,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MD는 5.78% 각각 급락했다.
엔비디아 일일 주가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
이뿐 아니라 미국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이 1.60%, 미국 최대 D램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47%, 대만의 TSMC는 0.55% 각각 하락했다.
특히 영국계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12% 폭락했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3.25% 급락, 마감했다.
ASML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칩을 만드는 데 필요한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449대의 노광장비를 출하했으며,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인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지수 일일 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
ASML 실적 부진에
반도체 산업 회복 우려
…엔비디아·ARM 급락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에 장비를 공급하는 ASML의 주문량이 급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반도체 산업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17일(현지시간) ASML은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신규 수주액이 3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46억3000만달러에 한참 못 미친 것은 물론 직전 분기 대비로도 61% 급감했다.
1분기 순매출은 전 분기 대비 27% 감소한 52억9000만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인 53억9000만유로를 밑도는 수준이다.
순이익은 12억2000만유로로 전망치인 10억7000만유로를 상회했으나 전 분기 대비 40%나 급감했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로 장비 한 대당 가격은 수억 달러에 달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재고 조정으로 TSMC와 삼성전자 같은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신규 주문을 보류하면서 ASML 실적도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ASML은 지난해 총 449대의 EUV 노광장비를 고객에 인도했고 상위 2개 고객사가 지난해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과 대만에서의 매출은 감소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 판매액은 지난 분기 전체 매출의 49%를 차지했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지난 1월 본격 시행된 미국 주도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조치를 앞두고 ASML의 구형 노광장비를 구입하면서 주문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ASML은 올해 중국 매출액 중 최대 15%가 대중 수출 통제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분기 실적이 일회성 효과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베닝크 CEO는 회사가 전환기에 있으며 "반도체 산업이 침체에서 회복돼 올해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주요 고객이 발표한 계획을 보면 앞으로 몇 분기 안에 상당한 주문이 들어올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베닝크 CEO는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인 인텔, 삼성, TSMC 같은 기업들이 올해 더 많은 노광장비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ASML은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같은 각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금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 이후 네덜란드 증시에서 ASML 주가는 6.68%나 급락했다. 또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3.87% 떨어졌고 AMD는 5.78% 내렸다. 인텔과 퀄컴은 각각 1.60%, 2.53% 하락했다. 특히 ARM은 11.99%나 급락해 반도체주 중에서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사진 제공=ASML |
레드번애틀랜틱의 팀 슐츠멜란더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TSMC가 1분기에 상당한 규모의 EUV 장비를 주문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에 대한 실망감으로 향후 1년의 수익과 매출이 취약한 상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네덜란드 은행 인싱어길리센의 요스 페르스테이흐 수석 애널리스트는 "주문량 자체가 시장이 약하다는 것을 나타내지는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며 "반도체에 대한 장기 수요가 매우 강하며 ASML은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https://naver.me/GRmBXsmU https://naver.me/GI8aGulw https://naver.me/GABuL03s https://naver.me/x6AL5IVY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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