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문동주, 그 사이를 채운 김민우…한층 강력해진 한화 선발진
2024.03.27.
돌이켜 보면 그날의 진짜 주인공은 김민우(29)였다.
한화는 지난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구단 자체 연습경기를 열었다. 류현진과 문동주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는 소식에 대전 구장에는 포스트시즌에 준하는 취재 인파가 몰렸다. 구단이 유튜브로 생중계한 경기 최다 시청자 수는 7만997명이나 됐다.
류현진은 이날 3이닝 1안타 1사사구 3삼진 1실점, 문동주는 3이닝 2안타 2사사구 1삼진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류현진과 문동주에게 대부분의 시선이 쏠리긴 했지만, 이날 가장 좋은 투구를 한 건 김민우였다.
류현진에 이어 등판한 김민우는 3이닝을 안타나 사사구 없이 ‘퍼펙트’하게 정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로, 아웃 카운트 9개 중 4개를 삼진으로 잡았다.
김민우는 암흑기 한화 선발 마운드를 책임졌던 토종 투수로, 2021년 29경기(155.1이닝) 14승10패 평균자책 4.00의 성적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초반 부진을 겪다가 어깨 부상 여파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선발 경쟁을 해야 할 정도로 입지가 좁아졌다.
김민우는 이를 악물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 비활동기간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했고, 호주·일본 전지훈련을 거쳐 과거 구속과 구위를 회복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작년에는 어깨에 문제가 생겨 구속이나 구위가 떨어졌고, 변화구도 밋밋했다. 이 부분들이 올해 다시 좋아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우는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안타 3볼넷 6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를 찍었고, 결정구 포크볼도 날카롭게 떨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5월3일 잠실 두산전 이후 약 1년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김민우는 올겨울 자신이 흘린 땀을 믿었다. 그는 “노력을 많이 했는데, 결과가 안 따르면 속상하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며 “남은 선발 자리에 들어가려고 정말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좋은 결과까지 나와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민우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면서 한화는 더 단단한 선발진을 구축하게 됐다. 한화는 올해 류현진, 펠릭스 페냐, 김민우,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한다.
류현진이 지난 23일 잠실 LG와 개막전에서 제구 불안으로 다소 흔들렸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50㎞까지 나온 건 무척 고무적이다. 원래 강점인 제구만 살아나면 ‘에이스’다운 활약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24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했던 페냐는 막강한 LG 타선을 6.2이닝 2실점으로 억제하는 호투로 남은 시즌 기대감을 키웠다. 사실상 5선발인 김민우가 3선발 몫을 해낸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애초 한화의 3선발은 김민우가 아닌 문동주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MLB) 구단과 이벤트 경기 참여를 위해 개막 전 국가대표팀에 소집됐던 문동주는 애초 등판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김민우가 부활의 조짐을 보인 덕에 한화는 외국인 투수 산체스와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를 4, 5선발로 활용하며 선발진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특히 문동주는 올해부터 ‘이닝 제한’에서 풀려 전력 질주한다. 지난해 선발 투수 평균자책 7위(4.37)에 머물렀던 한화는 한층 강력해진 선발진을 갖춰 새 시즌을 출발했다.
되찾은 ‘148㎞’ 14승 투수 김민우가 돌아왔다
2024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26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5회말 2사 1,2루 박성한을 내야땅볼로 처리한 김민우가 밝은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30)는 지난 26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화가 6-0으로 승리하면서 김민우도 소중한 1승을 기록했다.
주목할 건 이날 김민우가 보여준 구위다. 지난해 김민우의 직구 평균 구속은 139.2㎞/h에 그쳤다. 직구 피안타율은 0.369에 달했다.
힘으로 누를 수 없으니 매 경기 구종 배합을 고민해야 했고, 그만큼 기복도 심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6.97로 부진했다. 부상(오른쪽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까지 입어 6월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2024년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던 26일 경기에선 달랐다. 이날 김민우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2.4㎞/h였다. 최고 구속은 148㎞/h까지 찍혔다. 지난해보다 3㎞/h 이상 빨라진 것이다. 스피드를 회복하니 구종 배합도 단순해졌다. 직구와 포크볼에 집중하며 SSG 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
지난겨울 김민우는 구슬땀을 흘렸다. 체중을 감량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찾은 드라이브라인 센터에서 투구 폼을 교정했다. 그 결과 구속이 빨라졌고, 최원호 한화 감독은 그를 일찌감치 5선발로 낙점했다. 김민우도 그 믿음에 호투로 보답했다.
2024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26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5회말 2사 1,2루 박성한을 내야땅볼로 처리한 김민우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김민우는 경기 후 구단 자체 인터뷰를 통해 "첫 승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 시즌 첫 경기 선발에서 승리한 건 오늘이 처음이다. 그래서 너무 좋다.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게 점수를 내준 우리 야수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민우는 "(구위에 자신이 있어서) 직구와 포크볼 조합으로 계속 갔다. 그 선택이 너무 좋았다. (구위가 좋아) 그렇게 계속 가도 되겠다고 생각하며 던졌다"고 전했다. 다만 "너무 초반에 힘을 많이 쓴 것 같다"고 웃으며 "뒤로 가니 살짝 힘이 떨어진 것 같다. (그때는) 패턴 변화를 줘야 할 것 같아 커브를 섞었다"고 설명했다.
구위를 유지한다면 5선발 이상 활약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김민우는 더 느린 공으로도 2021년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한 바 있다.
2020년(132와 3분의 2이닝)과 2022년(163이닝)까지 3년 연속 선발 투수 자격을 증명했다. 김민우는 "앞으로 선발로 등판할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파이팅하겠다"고 다짐했다.
2024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26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한화선발 김민우가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정말 치열하게 경쟁했다”…암흑기 한화를 비추던 ‘에이스’ 김민우가 돌아왔다
2024.03.26.
김민우(29)는 어둠이 내린 한화의 선발 마운드를 조금이나마 밝게 비추던 투수다.
김민우는 한화가 3년 연속 꼴찌를 한 2020~2022년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꾸준했다. 2020년 132.2이닝, 2021년 155.1이닝, 2022년 163이닝을 소화했다. 2021시즌에는 14승10패 평균자책 4.00의 성적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당시 리그에서 김민우보다 많은 승수를 쌓은 투수는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등 외국인 투수 4명뿐이다. 3년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김민우는 지난해 크게 휘청였다. 구속이 떨어지고, 제구가 불안했다.
김민우는 6월까지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6패 평균자책 6.97로 부진했다. 6월14일 롯데전에서는 1이닝 만에 어깨 통증을 느껴 급히 교체됐다.
이후 정밀 검진을 받았고, 오른쪽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부진한 성적을 만회할 기회마저 사라져버렸다.
약 3개월간의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김민우의 입지는 예전과 같지 않았다. ‘토종 에이스’ 타이틀은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에게 넘어간 뒤였다.
남은 4, 5선발 자리를 놓고도 이태양, 김기중, 황준서와 경쟁해야 했다. 류현진의 복귀로 남은 자리는 더 줄었지만, 겨우내 ‘반등’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린 김민우는 당당히 마지막 자리를 꿰찼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작년에는 어깨에 문제가 생겨 구속이나 구위가 떨어졌고, 변화구도 밋밋했다. 이 부분들이 올해 다시 좋아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우는 조금씩 어둠이 걷히고 있는 한화의 선발 투수로 26일 복귀했다. 김민우는 이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안타 3사사구 6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김민우는 1회 최지훈, 박성한, 최정으로 이어지는 SSG의 상위 타선을 연속 삼진으로 잠재웠다.
별다른 위기 없이 4회까지 잘 막은 김민우는 5회 1사 1루에서 안상현에게 안타를 맞아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최지훈을 포수 뜬공, 박성한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김민우는 직구 50개, 포크볼 32개, 슬라이더 5개, 커브 4개 등 총 91구를 던졌다. 빠른 공 최고 시속은 148㎞를 찍었다.
한화 타선은 5회 SSG 선발 로버트 더거를 두들겨 4점을 뽑아 김민우의 부담을 덜어줬다. 노시환이 8회 쐐기 투런포를 터트렸고 한승혁, 이태양, 김범수, 주현상으로 이어진 불펜은 1이닝씩을 실점 없이 막았다.
이날의 승리 투수가 김민우는 “비시즌부터 스프링캠프 때까지 어떻게든 한 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경쟁했다”며 “좋은 결과까지 나와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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