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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 7명 부검…"일산화탄소 중독, 추락사" [현장] 806호와 807호 엇갈린 생사…"문 닫고 버텨" 기적생존

bling7004 2024. 8. 24. 09:42

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 7명 부검…"일산화탄소 중독, 추락사"

내부 CCTV에는 1분 23초 사이 연기 가득 차는 모습 담겨

부천 호텔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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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 7명에 대해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추락에 따른 사망이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23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부천 호텔 화재로 숨진 7명의 시신을 부검한 뒤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사망자 중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 나머지 2명은 추락에 따른 사망으로 각각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이 끝난 피해자 시신을 유족들에게 인계했다"며 "정식 검사 소견도 추가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후 7시 34분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5명은 7∼8층 객실 내부나 계단에서 발견됐으며 나머지 2명은 7층 객실에서 호텔 외부 1층에 설치된 소방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숨졌다.

 

화재 발생 전후의 구체적인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 등이 확보한 호텔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전날 오후 7시 31분께 최초 발화점인 810호 객실에 투숙객이 들어가고 2분여 뒤 출입문을 열어둔 채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이 투숙객은 당시 객실로 들어갔다가 에어컨 쪽에서 '탁탁' 소리와 함께 탄 냄새가 나자 프런트로 내려가 객실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숙객이 방을 나선 뒤 오후 7시 37분 7초께 연기가 퍼지기 시작하더니 불과 1분 23초 만인 7시 38분 30초께 복도를 비추는 CCTV 화면이 순식간에 연기로 뒤덮였다.

 

소방 당국은 투숙객이 객실에서 나간 뒤 에어컨에서 불똥이 떨어져 소파와 침대에 옮겨붙으며 불길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했다.

 

소방 당국자는 "문을 닫고 나왔으면 화재 확산이 더뎠을 텐데 열고 나왔다"며 "내부 인테리어에 합판 목재도 많아 연소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부천 호텔 화재
남녀 투숙객 추락 후 뒤집혀 있는 에어매트

(부천=연합뉴스)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사망자 7명 중 2명이 7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가 숨지자 에어매트의 기능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 화재 현장에서 남녀 투숙객이 추락 한 뒤 뒤집혀 있는 에어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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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806호와 807호 엇갈린 생사…"문 닫고 버텨" 기적생존

화장실로 대피한 대학생 구조돼…에어매트 택한 2명은 사망

부천 호텔 화재
화재 현장 촬영하는 소방 관계자

23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한 소방 관계자가 화재가 발생한 숙소 내부를 촬영하고 있다. 2024.8.23 

 

 "샤워기를 틀고 머리를 대고 있었어요."

 

23일 경기 부천 화재 호텔 앞에서 만난 20대 여성 A씨는 연기로 뒤덮인 객실에서 간신히 구조되던 순간을 떨리는 목소리로 되짚었다.

 

강원 강릉 모 대학 간호학과 학생인 A씨는 최근 부천의 대학병원으로 실습받으러 왔다가 이곳 호텔 806호에 머물게 됐다.

 
 

발화 지점인 810호 객실과는 멀지 않은 곳에 투숙하고 있던 만큼, A씨는 금세 불이 난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A씨는 "타는 냄새를 맡고 객실 문을 열었는데 복도 전체가 회색 연기로 뒤덮여 있었다"며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현관문을 닫고 객실 반대편 창문을 열어봤지만, 연기가 확산하는 것을 보고 당장 내려가면 위험하다는 생각에 모든 문을 닫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는 다급히 119에 전화를 걸었고 소방대원의 안내에 따라 연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화장실 문을 수건으로 막고 샤워기를 틀었다.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샤워기에서 뿜어나온 물이 수막을 형성해 일시적으로 유독가스 차단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정보가 뇌리를 스쳤고 A씨는 지체 없이 행동했다.

 

A씨는 두려움 속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며 화장실에 머물렀고 여러 차례 인명 수색 작업에 투입된 소방관들에 의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그는 "화장실에서 얼마나 기다렸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누군가 화장실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문을 열려고 했는데 힘이 빠지면서 그대로 기절했다"며 구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A씨 가족은 이날 A씨의 노트북과 지갑 등 숙소에 남겨진 짐을 찾으러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았다.

 

A씨 어머니는 "간호학과생인 딸이 샤워기를 틀고 잘 대응해준 것 같다"며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있을 때 이런 대응 방법들이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천 호텔 화재
부천 호텔 화재 발생

 22일 오후 7시 39분께 경기도 부천시 중동 호텔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일부 투숙객이 호텔 외부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다가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인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투숙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806호 투숙객이 극적으로 생존한 것과 대조적으로, 806호의 복도 건너편 807호 투숙객 2명은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가 숨졌다.

 

30∼40대 남녀 2명은 전날 화재 발생 21분 만인 오후 7시 55분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호텔 내부를 뒤덮으며 상황이 급박해지자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

 

그러나 먼저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의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져 에어매트가 뒤집혔고, 뒤이어 뛰어내린 남성도 바닥으로 떨어져 2명 모두 숨졌다.

 

이들이 머물던 807호는 발화 지점인 810호와 같은 라인에 있기 때문에, 복도 건너편의 806호보다는 열기와 연기를 더욱 참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화재로 인해 사망 7명, 부상 12명 등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불길은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으나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2004년 준공된 이곳 호텔 건물은 모두 63개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화재 당일 27명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https://news.nate.com/view/20240823n31278https://www.yna.co.kr/view/AKR20240823102100065?input=1195m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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