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마포을 후보로 전략공천한 함운경(60) 민주화운동 동지회 회장의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고 혼인 및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운동권 특권 정치와 이권 카르텔이 원인”이라는 등의 최근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함 회장의 지난 이력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함 회장은 한동훈 위원장이 강조해온 ‘운동권 특권 청산’을 위한 ‘진짜 운동권’으로 소개되고 있다.
장혜영 녹색정의당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함 회장의 발언이 보도된 일간지 기사를 공유하며 “함운경님 마포을에 어서 오시라. 다만 새로운 시대는 누군가를 비하하기 위해 ‘시대적 지진아’ 같은 표현을 쓰지 않을 때 온다. 이런 말을 하는 한 정청래 의원 막말 정치 끝내겠다고 아무리 해봐야 설득력 0이다”고 썼다.
문화일보는 지난달 30일 바른언론시민행동, 민주화운동 동지회 등이 공동개최한 ‘운동권 정치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에서 함 회장이 “타락한 운동권 세력의 가장 문제점은 시대적 지진아라는 점”이라며 “운동권 세력은 국가에 애착이 없으며 민족을 우선시하는 반대한민국 세력”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낮은 혼인·출산율과 관련한 발언도 이 토론회에서 나온 것이다.
'운동권 청소부’를 자처해온 함 회장은 삼민투 위원장이던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로 투옥됐고, 1990년대 후반부터 줄기차게 선거에 뛰어들어온 인물이다. 1996년 무소속 후보(서울 관악)로의 총선을 시작으로, 2000년 16대 총선 때 새천년민주당 공천 탈락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고향 군산에서다.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2004년 총선 땐 공천 탈락했고 2006년엔 군산시장 후보로 뛰었으나 낙선했다.
2012년 총선 땐 “보수 기득권과 맞서 싸”울 ‘386세대 운동권’임을 강조한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였고, 2016년 총선 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4위를 차지했다. 한때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주요 이력 삼았던 함 회장은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왔고, 2021년 말 윤석열 대통령 당시 후보와 군산에서 만나면서 거듭 주목받았다.
이듬해 윤 후보를 지지 선언했다. 지난해 8월에는 운동권 정치 청산을 기치로 한 민주화운동 동지회를 만들었다. 당시 기자회견 때 ‘대한민국 엄마부대’ 주옥순씨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자신의 다섯번째 (본선) 선거였던 2016년 총선 당시 지역방송 토론회에서 함씨는 “운동권이 마치 무슨 큰 죄를 지은 것만 같이 얘기를 하시는데, 제 인생이 정말 슬프다. 제가 이러려고 정치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 민주화운동을 했던 것이 비아냥의 대명사가 된다는 것이 이해할 수가 없다”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윤수 문화평론가는 23일 페이스북에 “그는 때가 되면 나타나는 상습 출마자였다. 그것도 민주당 계통으로. 하다하다 안되니 이번에는 그저 다른 줄 잡아본 것일 뿐. 도대체 누가 그 옛날의 그 무슨 운동권 문화를 먹칠하고 있는가? 그래봤자 소수 운동권 “명망가 엘리트” 그룹 내부의 문화겠지만, 하여간 그 서푼어치 엘리트 인정투쟁조차 밀리고 밀린 나머지 당시를 살았던 수많은 무명인들의 투쟁과 인내와 기품과 사랑마저 싸잡아 모욕해서, 겨우 한 자리 잡은 작자는, 함운경씨, 바로 당신 아닌가”라고 썼다.
지난달 말 열린 ‘운동권 정치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86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은 시대정신”이라고 서면 축사했다. 23일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함 회장을 공천하며 “서울 마포을 시민들이 이번 총선에서 진짜 민주화에 기여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니면 가짜운동권 특권 세력이 누구인지 현명한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도 기자들에게 “정청래와 함운경을 비교해보라. 진짜 운동권에서 ‘네임드’로 과실을 따 먹을 수 있던 사람은 정청래인가, 그 유명한 함운경인가”라며 “운동권으로서 청구서를 시민사회, 정치에 들이밀 수 있던 사람은 정청래보다 함운경이 훨씬 위”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hani.co.kr/arti/politics/election/1129676.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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