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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종다리', 더위만 부추기고 태양광 가린다…전력 '긴장'

bling7004 2024. 8. 21. 07:20
태풍 '종다리', 더위만 부추기고 태양광 가린다…전력 '긴장'

 

태양광발전 중심지 호남 향해…태양광 출력 약화→전력수요 증가
공급예비율 7%대로 '뚝'…발전출력 상향·수요관리 등 대응조치 준비

 

태풍 종다리
태풍 종다리 예상 이동 경로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주재로 1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농업재해대책상황실에서 열린 제9호 태풍 '종다리' 대비 긴급 상황점검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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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긴 무더위로 최대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연속해 경신 중인 가운데 폭염을 식히기는커녕 더위를 부추길 것으로 전망되는 제9호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뜨겁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냉방 수요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종다리가 몰고 오는 비구름이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 밀집지인 호남 일대를 덮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력 생산이 줄면서 전력 수급에 상당한 긴장이 예상된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께 서귀포 서쪽을 지나면서 한반도에 본격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21일 자정께 목포 서북서쪽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보통 태풍과 달리 열대 해상의 뜨겁고 습한 공기를 끌고 오는 종다리가 높은 전력수요를 자극하면서도 비구름으로 태양광 발전 효율을 낮춰 전체적인 전력 생산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종다리는 서남부 해안을 스쳐 북상하면서 호남권에 넓은 비구름대를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종다리의 영향권에 들 호남 지역은 국내 전체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의 약 40%가 몰린 태양광 발전 중심지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제와 같은 기상 조건과 비교해 태풍으로 인한 구름대가 호남권에 넓게 분포하면 전력 피크 시간대 전국 평균 태양광 발전 효율이 10%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태풍 종다리
전남 영광의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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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름이 형성돼 태양광 발전 효율이 낮아지면 태양광 발전이 양호한 맑은 날과 비교해 국내 전력시장에서 전력수요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국내 전체 태양광 발전 설비 가운데 약 3분의 1이 전력시장에 들어온 상태다.

 

올해 8월 전력거래소의 예측치 기준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은 전력시장 내 설비가 9.1GW(기가와트),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이 16.2GW, 자가용 설비가 5.3GW이다.

 

전체 태양광 설비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자가용 설비나 직접 PPA 계약을 통해 전기를 쓰는 고객들은 평소 태양광 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사용하다가 전기가 부족해지면 전력시장에 들어와 일반 전기를 사 간다.

 

기상 여건에 따라 태양광 발전량이 줄면 전력시장의 수요는 그만큼 증가하게 되는 이유다.

 

전력시장 수요와 시장 밖 태양광 발전 수요를 합친 총수요가 102GW에 달했던 전날 오후 2∼3시 태양광 출력은 16.5GW로 전체 전력수요의 16.2%를 차지했다.

 

여름 최대 전력수요 발생 때 태양광 발전 비중이 상당한 수준까지 높아져 기상 조건에 따라 변동하는 태양광 발전 상황에 따라 실시간 전력수급을 관리해야 하는 당국의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최대 전력수요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태풍 종다리
현재 전력 수급 상황은

폭염이 이어지며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전날 오후 6시(오후 5∼6시 평균) 최대 전력수요는 95.6GW로, 전력수급 역사상 여름철 최고 수준이었다.

 

올여름 전력수요는 지난 5일 93.8GW, 12일 94.5GW, 13일 94.6GW 등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거듭 경신 중이다.

 

전력거래소는 20일 오후 전력수요가 96.6GW에 달해 또 역대 여름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간대 공급예비력과 예비율은 7.4GW, 7.6%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급예비율이 7%대로 내려가는 것은 2022년 7월 7일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예비력이 5.5GW까지 떨어지면 정식으로 전력 수급 경보 중 가장 낮은 단계인 '준비'가 발령된다.

 

이후 추가 예비력 감소 상황에 따라 경보는 '관심'(예비력 3.5∼4.5GW), '주의'(2.5∼3.5GW), '경계'(1.5∼2.5GW), '심각'(1.5GW 미만)으로 격상된다.

 

이처럼 전력수요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돼 전력당국은 공급예비율 추이를 지켜보면서 미리 준비된 비상 대응 조치 가동도 일부 준비하고 있다.

 

전력당국은 이날 예상대로 95GW대의 높은 최대 전력수요가 나타나면 초기 대응 조치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출력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당국은 석탄발전기 출력 상향 운전, 필요시 전력 사용 감축을 약속한 수요자원(DR) 가동, 전압 하향 조정 등을 통해 최대 7.2GW의 비상 예비 자원을 확보해둔 상태다.

 

전력거래소 정동희 이사장은 "이번 주는 태풍 종다리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당초 올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 상한 전망에 근접하게 시현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전 계획된 예비 자원을 시의적절하게 활용해 국민께서 전력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수급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힘 빠진 태풍 '종다리', 소멸해도 습식 열폭탄 남긴다

9호 태풍 ‘종다리’가 20일 오후 9시 흑산도 남남동쪽 약 30㎞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다.

 

열대저압부란 태풍이 되지 못하거나 태풍이 약화한 저기압을 뜻하며 태풍이 힘을 잃었단 뜻이다. 이에 따라 종다리는 21일 오전 9시 충남 서산 북쪽 60㎞ 부근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종다리
제9호 태풍 종다리가 20일 오후 9시를 기해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 /기상청
 

20일 기상청은 “오후 9시를 기해 태풍 ‘종다리’가 열대저압부로 약화함에 따라 태풍 관련 속보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태풍은 열대저압부로 약화했으나 아직 큰 비와 거센 바람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기상청은 “열대저압부가 21일 새벽까지 서해남부해상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열대저압부 동쪽 지역에서는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폭풍해일특보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20일 오후 9시 50분 현재 전라남도(고흥, 보성, 거문도.초도), 경상남도(창원, 통영, 사천, 거제, 고성), 부산에는 폭풍해일특보가 발효돼 있다.

 

특히 이날 밤부터 21일 새벽 사이 달의 인력이 강해 바닷물의 높이가 높은 대조기 기간으로 열대저압부에 의해 높은 물결이 더해져 매우 높은 물결이 제주도와 남해안, 서해안지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태풍이 소멸해도 뜨거운 ‘수증기 폭탄’은 남을 전망이다. 폭염과 열대야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태풍이 남기고 간 뜨거운 수증기가 대기 중에 가득한 상태에서 기온이 올라 ‘습식 사우나’ 같은 더위가 이어지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계속해서 열이 공급되고 있어 태풍이 소멸한 21일 아침에도 무더울 것”이라며 “이후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함에 따라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1일 낮 최고 기온은 28~34도, 22일은 29~36도로 예보됐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820062200003?input=1195mhttps://www.chosun.com/national/transport-environment/2024/08/20/JNFELBNXEREPBJVZ5CGZGTSZ4Q/?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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