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영화] 세계의 명화, '라이프 오브 파이'
소년의 망망대해 표류일지
거센 폭퐁우에서 혼자 살아남은 한 소년의 표류기를 주제로 2012년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인도에서 폰디체리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수라즈 샤르마)의 가족은 동물들을 배에 싣고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며 영화는 시작된다. 하지만 배는 곧 거센 폭풍우에 침몰하고 파이만이 유일하게 살아남는다.
간신히 구명보트에 오른 파이 곁에는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우탄과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있다.
생존의 가능성을 전혀 전망할 수 없는 망망대해 위 표류가 시작된다.
곧 파이와 동물들은 굶주림으로 서로를 공격하기에 이르고 최후에 살아남은 건 파이와 리처드 파커다. 이 영화는 부커상 수상작인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다.
소년의 생존기, 표류기, 모험극으로 요약되는 '라이프 오브 파이'는 그 이상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뻗어 나가게끔 유도한다.
파이가 망망대해에서 표류 일지를 써 내려가며 자신과 나눈 내적 대화, 자신을 비극적 상황에 던져주고 시험에 들게 한 신을 향한 말 걸기, 리처드 파크라는 동물과 때론 대결하고 때론 공존하며 사투를 벌이는 시간이 감상 포인트다.
파이가 비극 앞에서 생존과 욕망과 대결한 과정이 그를 통해 드러난다.
또한 영화의 서사만큼 영화 속 3D 효과가 눈에 띈다. 배가 바다에서 침몰하는 시퀀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이 영화에서 3D 기술이 시각적 스펙터클에 복무하는 것은 거의 없다.
시각적 충격을 주기보다는 스토리텔링의 과정과 관객의 정서를 만들어내는 데 3D 기술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안은 대만 중산층의 삶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아다 할리우드로 진출한 대만 감독이다.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사의 시나리오 공모에서 1등 상을 받고 영화사의 후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후 '쿵푸선생', '결혼피로연', '아이스 스톰' 등 많은 작품을 제작했고, 2007년 '색, 계(色, 戒)'로 전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2012년 '라이프 오브 파이'로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EBS 세계의 명화 ‘라이프 오브 파이’ “광활한 태평양을 표류하다! 이르판 칸 주연”
2013년 1월 1일 개봉된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는 출연진으로 수라즈 샤르마(소년 파이 파텔), 이르판 칸(파이 파텔) 주연, 라프 스팰, 아딜 후세인, 타부, 제라르 드빠르디유 조연, 관람평 정보로 관람객 평점 9.53, 네티즌 평점 8.87, 누적관객수 1,634,734명을 기록한 127분 분량의 판타지영화다. 국내에서 2018년 4월 12일 재개봉되기도 한 영화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얀 마텔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으며, 주인공 파이(아르판 칸)가 벵갈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함께 광활한 태평양을 표류하며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위대한 감동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구명선에서 227일간 벵골 호랑이와 공생했던 인도 소년의 모험을 다루었다.
동명 소설의 작가인 얀 마텔은 “이 작품이 영화화되는 상상을 해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영화화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책이 아닌 영화라는 매체가 소설이기에 가능했던 상상의 세계를 구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안 감독을 만나고 완전히 생각이 달라졌다”라고 밝혔다.
영화 제작진은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주인공 ‘파이’ 못지않은 중요한 캐릭터가 바로 벵갈 호랑이 ‘리처드 파커’였다고 밝혔다.
‘리처드 파커’는 인도 폰디체리에서 파이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동물원에 살고 있던 벵갈 호랑이로, 파이의 가족을 따라 ‘침춤호’를 타고 캐나다로 떠나던 도중 불의의 사고로 파이와 함께 바다를 표류하게 된다.
제작진은 ‘리처드 파커’를 실감나게 만들기 위해 실제 호랑이를 촬영한 영상들을 끊임없이 시청하며 호랑이의 움직임과 표정, 행동 습관들을 파악하고 연구했다.
또한 실제 호랑이를 직접 관찰하기 위해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참여한 동물 조련사 티에리 르 포르티에를 통해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모두 네 마리의 벵갈 호랑이 킹, 민, 테무스 그리고 조나스를 섭외했다고 전했다.
영화를 본 한 관람객은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해석과 반전 결말 등 다음과 같은 리뷰를 남겼다.
모든 영화에는 핵심 질문이 있다. 그것에 대한 답이 바로 '주제'인데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핵심질문은 바로 종교의 의미,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이다.
그렇다면 답은 '있다' 또는 '없다'가 될 것이고 그것이 영화의 주제가 될 것이다. 허나 이 영화는 그런 이분법적 대답을 피해간다. 그러면서 모호하지 않은 완벽한 답을 준다. 바로 놀라운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어린 시절부터 주인공 파이는 신이 존재하는가를 늘 궁금해 한다. 교회에서 신부에게 왜 예수는 십자가에 못이 박혔고, 왜 하나님은 인간을 위해 아들을 비참하게 죽게 했는가 묻지만 답을 찾지 못한다.
그냥 믿으라는 말밖엔. 그래서 심지어 그는 힌두, 카톨릭, 이슬람 등 3개의 종교를 믿기로 마음을 먹고. 불신론자이자, 이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비웃는다.
그리고 알다시피 온 가족과 동물들이 타고 가던 배가 침몰하고 파이와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그리고 호랑이만 구명보트에 탄다.
(1명과 4마리) 그런데 하이에나가 잔인하게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죽이고, 호랑이가 하이에나를 죽여 결국 파이와 호랑이만 구명보트 위에서 살아남게 된다.
자,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인간과 자연의 대립과 갈등, 소통이라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캐스트 어웨이>나 <노인과 바다> 등의 익숙한 구조이다.
물론 압도적인 비주얼의 향연이 펼쳐지면서 한시도 지루하게 놓아두지 않지만 기괴한 식인섬에 도착했다가 결국 사람들에게 파이는 구조되고 호랑이는 숲으로 사라진다. 뭐야 이거 클라이맥스와 반전이 왜 없어?
이렇게 끝난다면 이 영화는 아름다운 모험담에 불과했을 것이다. 허나 나중에 살아남은 파이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결국 위의 환상적인 이야기 말고 다른 진실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그것은 사실 너무나 끔찍한 이야기인데, 위에서 말한 동물들은 사실 배에 올라탄 인간들을 상징한 것이었고 파이가 일부러 동물로 바꿔 전혀 다르게 모험담을 꾸며냈을 수도 있음을 우린 알게 된다.
즉, 하이에나는 사실 잔인한 주방장이었고, 그가 구명보트의 중국인(얼룩말)과 파이의 엄마(오랑우탄)을 죽였으며 분노한 파이(호랑이)가 주방장을 죽였던 것임을, 그리고 어쩌면 파이는 망망대해에서 살아남기 위해 식인을 했을지도 모름을(안 그러고는 270일을 버티진 못했을 테니) 암시해 준다.
파이와 호랑이가 머물렀던 환상의 식인 섬 롱샷에서 그 섬이 누워 있는 사람 모양을 한 것이 그것의 강력한 암시이다. (굶주린 파이는 도착하자마자 그 섬을 뜯어 먹는다)
결국 우리가 지금까지 본 놀랍고 아름다운 영화 속 이야기들은 어쩌면 파이가 현실에서 일어난 끔찍하고 견디기 어려운 기억 대신 만들어낸 판타지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어른이 된 파이는 취재하러 온 소설가에게 두 가지 이야기 중 어떤 것을 믿겠느냐고 말한다. 어차피 배가 침몰한 원인도 모르고, 모두가 다 죽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데.
이렇게 앞에서 제기한 핵심 질문, 즉 "신은 있는가"에 대한 답은 기막히게 전달된다. 그것은 전적으로 믿는 자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허나, 어차피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환상일지언정 그것을 믿는 것이 더 좋지 않는가라고 파이는 아니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뻔한 답이거나 둘러대는 답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놀라운 스토리텔링의 방법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왜냐면 이미 파이의 환상 속 체험을 똑같이 함께 했기 때문에 환상과 진실 중 무엇을 믿고 싶은지,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명확히 알기 때문이다.
아울러 결코 그 믿음이 현실도피나 면죄부가 아님을 안다. 왜냐하면 안 그랬으면 파이는 분명 죽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 여기서 심리학적 분석을 해보자. 위에서 말했듯 파이와 호랑이는 동일인물이다.
영화에선 파이가 이야기를 위해 호랑이를 일부러 만들어낸 것으로 느껴지지만, 심리학적으로 생각해보면 매우 일리가 있다. 알다시피 파이(인간)는 자신의 이성적 자아이다.
반면에 호랑이는 파이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또 다른 자아이다. 왜냐면 파이는 주방장을 죽였고, 그리고 어쩌면 그를 먹었다. 아울러 긴 세월을 망망대해에서 미치거나 자살하지 않고 견뎠다.
그러기 위해선 그의 무의식은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해, 또 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다른 자아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결정적 증거는 처음엔 호랑이가 보트에서 보이지 않다가 하이에나를 죽이는 순간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그것도 바로 배의 절반을 덮은 천막 아래에서.
그 천막아래가 바로 파이의 무의식이 살고 있는 공간이다. 견딜 수 없는 상황에서 파이의 무의식은 밖으로 튀어나와 의식이 못하는 일을 해주고 친구가 되어준 것이다.
(또 다른 진실에서 파이가 주방장을 죽였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라) 하지만 처음에 그 무의식은 호랑이처럼 두려운 존재이나 둘(의식과 무의식 또는 파이와 호랑이)은 서로 싸우고 위협하다가 결국 공존하고 마침내 친구가 된다.
이것은 참으로 놀라운 스토리 설계가 아닐 수 없다. 프로이트가 이 영화를 봤다면 놀라서 펄쩍 뛰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현실의 억눌린 무의식이 여러 가지 상징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주인공의 꿈을 닮았다. 특히 환상적인 식인섬은 파이의 무의식 깊이 숨겨진 힘겨운 비밀이다.
어쩌면 파이는 자신의 스토리에서 일종의 다중인격을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
이른 바 다중인격 (해리성 장애) 이론에 따르면 어린 시절 성폭행이나 너무 충격적인 일을 겪은 아동들은 어떤 경우 그 기억을 잊기 위해 다른 자아를 만들어내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어른이 된 후에도 그 자아가 갑자기 나와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다중인격까지는 아니지만 파이의 이성이 스스로를 견딜 수 있도록 무의식이 또 다른 분신(호랑이)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비슷한 심리학적 해석을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결국 신이란 어쩌면 비참한 인생, 마침내 언젠간 죽어야 하는 인간이 삶을 견디기 위해 만들어낸 또 다른 다중인격적 캐릭터이며, 종교란 그런 환상을 스토리로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는 굉장히 무신론적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결코 그것이 신을 부정하거나 종교를 모독하는 것으로 들리지 않는 것은 이 영화가 바로 '믿음'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는 믿는 자에게 능치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
파스칼은 일찍이 종교가 일종의 보험이라면, 종교라는 보험을 들지 않고 죽어서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아는 것 보단, 보험을 들고 죽어서 없다는 걸 깨닫고 보험 괜히 들었네 후회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신과 종교라는 매우 어려운 주제를 아름답고 강렬한 입체 영화의 비주얼과 놀라운 연출, 그리고 최고의 스토리텔링으로 보여준다. 정말 신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최고의 자살률을 보여주는 한국의 비참한 현실에서, 망망대해를 떠돌듯 기나 긴 삶의 고통을 받는 많은 보트피플들에게 실화와 같이 감동적인 이 영화가 견디고 살아나갈 힘, 그리고 믿음을 되찾는 따스한 위로가 되기를 기도한다.
출처 |
https://naver.me/xKzTOKQ0, https://naver.me/FLhrOTb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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