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7일 'JTBC'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카타르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치고 곧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소속팀 토트넘 합류를 위해 영국 런던으로 가는 영국항공(브리티시 에어라인) 비행기를 타러 간 것이다. 영상 속 손흥민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피곤해 보이는 모습으로 공항에 들어섰다.
그럴 만했다. 손흥민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전 경기에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단 1분도 쉬지 못했다.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 준결승까지 6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었다. 특히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연장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였고, 이틀 휴식 후 열린 8강 호주전도 연장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어깨가 더 무거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0-2로 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랭킹 87위 요르단에 무릎 꿇었다. 후반 8분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선제골, 후반 21분 무사 알타마리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유효슈팅을 1개도 만들어내지 못하며 굴욕을 맛봤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던 한국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그대로 대회에서 탈락했다.
처참한 패배 후 손흥민은 쉽게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얼굴을 움켜쥐었고 멍하니 서서 허무한 표정을 지었다. 요르단전 직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그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힘겹게 입을 연 손흥민은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너무 죄송하다. 선수들은 그 와중에도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저희 실수로 이렇게 경기가 마무리돼 너무나도 죄송하고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죄송하다. 늦은 시간까지"라고 말한 뒤 한숨을 내쉬었다. 손흥민은 "말도 안 되는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너무나도 죄송하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더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고, 국가대표팀으로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이 노력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을 뒤로하고 토트넘에 합류한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의 복귀 경기가 확정됐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탈락하며 손흥민은 주말에 열리는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앞두고 토트넘으로 돌아올 예정이다"고 밝혔다.
매체는 "아시안컵 결승전이 브라이턴전과 같은 날(2월 11일) 열릴 예정이기 때문에, 손흥민이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면 다음 주 울버햄프턴과의 경기(18일)에 복귀했을 것"이라며 "손흥민에게 토너먼트의 결말은 잔혹하지만, 그의 복귀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트넘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팬들은 손흥민이 브라이턴전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고 토트넘의 4위권 진입을 돕길 바랄 것이다"고 덧붙였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탑승한 비행기를 추적하며 그의 빠른 복귀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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